전체 글 (95) 썸네일형 리스트형 [국토 종주]이젠 안녕, Real Home Sweet Home 울산. 0922 집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 텐트를 쳤다. 어디 아파트단지 가운데 있는 공원인데 최대한 보이지 않게 쳤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주변에 사람도 많고 차도 많지만 바로 앞에 앞발을 감추고 앉아있는 고양이만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서울을 떠나면서부터 머리도 못 감고 샤워도 못했으니 벌써 일주일째다.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은 이 찝찝함은 내일부터 아무런 걱정거리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내가 그리워해야 하는 것은 다른게 아니고 이 찝찝함 일수도 있겠다.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면 결국 남는 것은 땀에 절은 찝찝함 뿐이니... 하루 달리는 거리나 어디를 달렸고 무엇을 봤고 하는 것들은 다 부수적인 것이다. 물티슈나 젖은 수건으로 아무리 열심히 닦아도 어쩔 수 없는 이 찝찝함은 집에 도착해서 샤워를 하는.. [국토 종주]10,000km달성과 국토종주 완주, 을숙도 낙동강 하굿둑 국토종주 기점 기나긴 여정이 이렇게 거의 다 마무리가 됐다.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한국의 인천으로 들어오며 이젠 서울에서 울산까지만 무사히 달리면 되겠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부산까진 무사히 왔으니 이제 울산까지만 무사히 달리면 된다. 우리가 이렇게 긴 여행을 떠나게 된 것도 어쩌면 2014년도에 생각도 없이 했던 국토종주의 좋은 기억 때문이었는데, 이렇게 미국과 유럽 그리고 러시아 일부를 횡단한 결코 잊지 못할 추억들은 나중에 우리를 어디로 데려다 줄지 참 궁금하다. 참고로 부산을 관통하는 자전거 길은 지금까지 겪었던 수 많은 도시들을 달렸을때와는 차원이 다른 난이도를 보여줬다. 이미 차도가 복잡하고, 운전 스타일이 사납기로 유명한 악명높은 곳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긴장은 하고 있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날도.. [국토 종주]사대강 자전거 국토 종주의 큰 산, 백두대간 이화령 과거를 더듬으며 자전거를 타는 기분이 썩 괜찮다. 2014년 당시 별 생각없이 서울에서 울산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야겠다 마음먹고 시작했던 자전거 국토 종주길은 얼마 남지 않은 민간 생활의 끝을 향해 달리는 것 같이 내 마음 속이 그렇게 상쾌하지 못했었다. 아마 군 입대를 일주일 앞두고 울산에 도착 했었던 것 같다. 그 때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서 나중에 이 길을 다시 달린다면 지금을 떠올리면 어떨까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전역을 하고 한참이 지난 시점에 다시 그 길 위를 달리고 있으니 태오는 그 때 정말 행복했겠구나 싶었다. 아무리 힘들고 지치는 순간이라도 나중에 그 순간을 기억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기분이 조금 나아지는 것 같다. 모든 순간은 언제나 그렇든 지나가기 마련이고, 결과가 너무 치명적.. [국토 종주]인천의 아라서해갑문 그리고 서울, 서울, 서울 이렇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 처럼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를 계속해서 타는 것은 너무나도 쉽고 익숙했지만 글로 적어보려니 느낌이 사뭇 다르다. 자전거를 타고 훑고 지나가면서 서울이란 장소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나 느낌을 느끼기엔 너무나 많은 기억들과 추억들이 있는 곳이라 그럴까. 한강 라이딩은 말그대로 그냥 '한강 라이딩'일 뿐이다. 그 어디보다도 잘 되어있는 자전거 길과 '지나갈게요!' 하면서 우르르 지나다니는 라이딩족들, 사람이 너무 많아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려야하는 정신없는 그냥 그저 그런 느낌이다. 2014년도 군 입대 전에 마찬가지로 태오와 함께 인천에서 부산까지 자전거길 종주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조금 무모했던 기억이 달콤해서 이렇게 미국과 유럽 그리고 러시아 일부를 관통해서 다시 돌아온 이곳 서.. [러시아 횡단]지구를 한 바퀴 돌아 다시 한국으로, 도모데도보 국제공항 DME (Domodedovo Moscow Airport)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를 다 만나고 올 수 있을 것 같겠지만 그게 그렇게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자꾸 걸어가는데 걸어가야 하는 육로만해도 20,000km(아메리카 대륙 횡단 거리 + 유라시아 대륙의 횡단거리)가 넘는다. 20,000km를 걸어가려면 그만큼 체력적으로나 금전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자꾸 걸어가는건 좋지만 중간에 잠도 자야하고 음식도 해먹어야하고 이것저것 챙겨야하는 장비들도 많이 있다. 그렇게 준비를 1년 정도 했던 것 같다. 물론 한 바퀴를 돈건 아니고 중간즈음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모스크바까지밖에 가지 못했지만... 아무튼 자꾸 걸어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대륙과 대륙을 갈라놓고 있는 커다란 바다를 건너야 한다.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는 바닷.. [러시아 횡단]이것이 결코 끝이 아니길... 모스크바(MOSCOW) 2017.9.9 토요일 드디어 마지막 날 아침이 됐다. 남은 거리는 72km 정도 길은 많이 나쁘지 않다. 텐트 지퍼는 고장이 났고 가지고 다니던 음식들도 거의 다 마무리가 됐다. 이제 어쩌면 이렇게 텐트에서 잘 일은 없을 것 같다. 한국에서 잘 수는 있겠지만 텐트를 한국으로 가지고 가지 못하면 모텔이나 찜질방을 이용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의 하늘은 오늘 역시 구름이 가득하다. 비가 내릴 것 같다. 오늘 같은 날... 비가 내린다면 기꺼이 다 맞아주고 싶다. 많이 많이 내렸으면 좋겠다. 어쨌든 이렇게 마무리가 되나 싶다. 오늘은 웜샤워 호스트 알렉세이를 방문 할 것이고, 알렉세이에게 부탁해서 박스와 패키징을 조금 도와달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미샤에게 전화해서 맛있는 것 조금 얻어먹고 짐을 DME로 옮겨.. [러시아 횡단]M9 고속도로 모스크바로 향하는 길 2017.9.6 수요일 모스크바로 향하는 고속도로 M9 밖으로는 도무지 나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땅이 넓어서 그런지 마을들은 도로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고 길은 일부러 만들려고 해도 힘들 것 같은 미분 불가능한 요철들로 가득하다. 이런 길을 10km씩 움직이려하면 자전거에 샥이 달려 있거나 여분의 척추를 한 3개 정도를 가지고 다녀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마을이 멀기 때문에 한 번 들어갔다 나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M9위에는 슈퍼마켓이 좀처럼 없고 비는 오고 이가 딱딱 부딪치는 추위가 계속 되고 있다. 모스크바까지는 300km남짓 남았는데 계획대로 도착한다면 9일 정도 도착할 것이고 조금 힘들면 10일 도착할 것이다. 아무래도 크게 상관은 없다. 이틀이면 충분 할 것이라 생각된다. 9월의 러시아.. [러시아 횡단]미샤라는 러시아의 별, 벨리키에루키(Вели́кие Лу́ки) 러시아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우리가 흔하게 듣는 스킨헤드의 무서운 아저씨들이 수틀리면 총으로 바로 쏴버린다는 그런 이미지랑은 너무나도 많이 달랐다. 그들은 술과 꽃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았다. 자동차 구석구석에 빈 보드카 병이 굴러다니고 조수석의 아래 빈 공간엔 항상 절반 정도 마신 보드카 병이 나뒹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스타벅스 같은 곳에서 드라이브 쓰루로 커피를 한 잔 마신다면 러시아는 드라이브 쓰루로 보드카를 사서 마실 수 있다. 무슨 미친 말인가 하겠지만 정말이다. 자동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저렴한(한화 약 5천원 정도) 보드카를 살 수 있는 작은 가게들이 많이 있다. 항상 절반 정도는 취해 있으며 운전을 하다 경찰을 마주치면 음주운전보다도 안전벨트에 대한 걱정이 더 큰 것 같이 보였다. 꽃다발 .. 이전 1 2 3 4 ··· 12 다음